뉴욕, 뉴욕(New York, New York)을 보고 나니 마음이 참 복잡했어요. 재즈와 빅밴드가 울려 퍼지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,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지미는 정말 매력적이면서도 감정적으로 너무 불안정한 인물이었어요. 그는 재능 있는 색소폰 연주자지만, 사랑 앞에선 유치하고 거칠기만 하죠. 라이자 미넬리와의 관계도 처음엔 뜨겁지만, 점점 엇갈려 가는 걸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.
두 사람이 사랑하고, 갈등하고, 결국 각자의 길을 가는 과정이 참 현실적이더라고요. 서로를 너무 사랑하지만, 함께할 수는 없는 사이… 그런 관계가 있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. 드 니로는 언제나처럼 감정의 진폭을 정교하게 표현했고, 미넬리의 무대 장면은 정말 압도적이었어요. 특히 마지막에 부르는 ‘New York, New York’은 전율이 일었어요. 그 장면 하나로도 이 영화의 모든 감정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.
화려한 조명과 음악, 그 속에서 무너져가는 두 사람의 관계는 뮤지컬 영화이자 이별 영화처럼 느껴졌어요. 뉴욕, 뉴욕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, 꿈과 현실, 사랑과 자존심 사이에서 길을 잃은 두 예술가의 슬픈 이야기였어요. 보고 나면 묘하게 가슴이 시려요. 화려한 뉴욕의 불빛보다, 그 속에서 놓쳐버린 사랑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였어요.